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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중앙일보] 사라지는 해변, 바닷속에 사는 사람들…사진으로 고발한 기후 위기2024-08-23 14:12
Category보도자료
Name Level 8

사라지는 해변, 바닷속에 사는 사람들…사진으로 고발한 기후 위기

중앙일보

입력 2024-05-21 16:25:43

수정 2024-05-21 16:35:26

해수면 상승으로 섬의 절반 이상이 물에 잠긴 인도 고라마라섬. 깡마른 소년이 황폐한 해안가에 넋을 놓고 앉아있다. 침식이 일어난 땅에는 한때 푸르렀을 풀과 나무가 흉측한 모습으로 남겨졌다.

사진 작가 이대성의 '사라져가는 섬의 해변에서'. 해수면 상승으로 물에 잠긴 인도 고라마라섬의 현실을 담은 작품이다. 사진 갤러리신당

사진 작가 이대성의 '사라져가는 섬의 해변에서'. 해수면 상승으로 물에 잠긴 인도 고라마라섬의 현실을 담은 작품이다. 사진 갤러리신당

고라마라섬의 비극을 담은 사진 '사라져가는 섬의 해변에서'는 이대성의 작품이다. 이대성은 세계 최대 규모의 사진 대회인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어워드'에서 두 번(2013, 2015년) 수상한 한국의 포토그래퍼다.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갤러리 신당'이 지난달 18일부터 선보이고 있는 기후변화 사진전 '컨페션 투 디 어스'(confession to the earth)에서는 이 작가 외에도 마이클 잭슨 뮤직비디오를 만든 닉 브랜트, 해양 플라스틱 사진으로 유명한 맨디 바커, 항공 사진의 대가 톰 헤겐 등 유명 사진 작가 5인의 작품을 볼 수 있다.

갤러리 개관과 기후사진전을 총괄한 조세현 중구문화재단(충무아트센터) 사장을 이달 초 충무아트센터에서 만났다. 유명 포토그래퍼 출신 조 사장은 2003년부터 16년간 인기 스타와 입양을 기다리는 아기의 모습을 함께 카메라에 담았다. 입양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꿔보겠다는 취지였다. 사진으로 사회에 목소리를 냈던 그가 2022년 말 중구문화재단 사장에 취임한 후 처음 택한 테마가 기후 위기다. 다음은 일문일답.

사진작가 출신인 조세현 중구문화재단 사장이 9일 오후 서울 충무아트센터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사진작가 출신인 조세현 중구문화재단 사장이 9일 오후 서울 충무아트센터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개관전 테마를 기후 위기로 정한 이유는.
사진으로 할 수 있는 가장 시의적절한 테마가 무엇인지 생각했을 때 환경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환경이 오염됐다는 얘기를 백 번 듣는 것보다 사진 한 장을 보고 느끼는 충격이 더 크지 않나. 특히 인물이 포함된 환경 사진은 스토리가 풍부하다. 닉 브랜트의 사진, 이대성 작가의 사진이 그렇다. 
어떤 작품들은 회화에 가깝게 보인다.  
사진 '기자'가 아니라 사진 '작가'이기 때문에 예술적인 연출도 한다. 맨디 바커는 플라스틱 쓰레기 소재로 사진을 찍는 작가다. 그의 작품 '패널티'는 플라스틱 오염이 심한 해변에서 주운 쓰레기를 모아 찍은 사진인데 알록달록한 오브제를 늘어뜨린 설치 미술처럼 보인다. 플라스틱 쓰레기로 만든 아름다운 사진이라니, 아이러니하지 않나. 이런 예술적 특성이 있어야 관객의 시선을 붙들어 놓을 수 있다.
닉 브랜트의 '싱크 라이즈'는 피지섬에 사는 주민들을 수중 촬영한 작품이다. 주민들은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스쿠버 훈련을 받았다. 사진 갤러리신당

닉 브랜트의 '싱크 라이즈'는 피지섬에 사는 주민들을 수중 촬영한 작품이다. 주민들은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스쿠버 훈련을 받았다. 사진 갤러리신당

독특한 방식으로 촬영한 작품도 있다고.
닉 브랜트의 '싱크 라이즈'는 피지섬 주민들을 수중 촬영한 작품이다. 사진 속 주민들은 육지가 아닌 바닷속에서 일상을 보낸다. 해수면 상승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물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미래를 상상해 사진으로 표현한 것인데, 초현실주의 회화처럼 보일 만큼 아름답다. 촬영을 위해 피지 주민들이 스쿠버 훈련을 받았다. 
갤러리 확장에 공을 많이 들인 것 같다.
기존 75평 규모였던 갤러리를 300평 규모로 확장했다. 총 3개의 전시실이 있는데 층고를 높여 대형 설치 미술품도 전시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뮤지컬 위주의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려는 시도인가.
그렇다. 복합 문화 공간이 돼야 한다고 본다. 우리의 방향은 순수 예술이 아니라 대중 예술이다. 팝(pop)한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 갤러리가 300평이라 패션쇼도 가능하다. 신진 디자이너들에게 좋은 조건으로 대관해줄 것이다. 시내 한복판이니까 K팝 행사를 열기에도 좋다. 사진 작가를 하면서 쌓은 연예계 인맥을 활용할 기회가 생긴 것 같아 기쁘다. (웃음)
사진 작가이자 환경운동가인 맨디 바커의 '패널티'. 유럽 23개 국가에서 4개월간 주운 633개의 플라스틱 파편과 축구공을 검은 배경 위에 두고 찍은 사진이다. 사진 갤러리신당

사진 작가이자 환경운동가인 맨디 바커의 '패널티'. 유럽 23개 국가에서 4개월간 주운 633개의 플라스틱 파편과 축구공을 검은 배경 위에 두고 찍은 사진이다. 사진 갤러리신당

임기 절반이 지났는데, 후반기 계획은.
대극장은 뮤지컬, 중극장은 연극 공연이 주로 올라가는데 소극장은 비교적 활용도가 떨어진다. 이걸 영화관으로 바꿔서 종합예술 공간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그리고 충무아트센터 부지를 녹지화해서 도심 속 작은 공원으로 만들고 싶다. 뮤지컬은 창작 뮤지컬 위주로 간다. 창작극에 대한 지원도 계속할 것이다. 
이대성 작가의 '미래의 고고학'. 급속한 사막화로 황폐해지는 몽골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푸른 초원을 비행하는 독수리는 훗날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다. 사진 갤러리 신당

이대성 작가의 '미래의 고고학'. 급속한 사막화로 황폐해지는 몽골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푸른 초원을 비행하는 독수리는 훗날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다. 사진 갤러리 신당